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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 8월호 미래세움 최석중 대표 인터뷰

August 14, 2013

[ Collectors Ineterviw ]  미래세움 최석중 대표이사 인터뷰

 

          

 

  Q1) 화석을 수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97년에 미국 애리조나의 투손이라는 도시를 여행하던 중 처음으로 암모나이트를 봤다. 호기심에 12달러를 주고 구매했는데 그 생김새가 정말 신비로웠다. 시차 때문에 몸이 너무 피곤했지만 밤새도록 그걸 들여다보느라 한숨도 자지 못했다. 첫눈에 반한 것이다. 그 후 본격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했다.

 

 

Q2) 주로 수집하는 경로는 어떻게 되나?

 

미국 애리조나 투손애서 매년 1월 화석과 원석, 미네랄 등에 대한 세계에서 가장 큰 박람회가 열린다. 지질학자, 고생물학자 등 전문가들이 주로 참석하는 행사인데, 그곳에서 많은 화석이 거래된다. 나도 처음 화석을 접한 이후 매년 빠지지 않고 그 행사에 참여해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화석도 구입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석이 점점 고갈되어서 좋은 것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Q3) 화석을 구입하거나 찾아다니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몇년 전에 투손에서 구입할까 말까 망설인 화석이 있다. 땅속에서 열과 압력이 가해져 변성암으로 변해가는 과정의 암모나이트 화석이었다. 쉽게 말해 암모나이트 화석이 대리석처럼 변한 것이었다. 결국 구입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되돌아가서 그걸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다시 날아가 구입했다. 그 후 이 화석보다 더 진귀한 것은 보지 못했다. 되돌아가서 살 정도의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Q4) 보통 화석의 가격대는 어느 정도 되나?

 

천차만별이다. 내가 처음 구입한 것처럼 1만~2만원대로 쉽게 살수 잇는 것도 있지만 학문적 가치가 높거나 희귀할수록 가격은 점점 올라간다. 암모나이트 화석 중에서 가격이 높은 것은 1억~2억원대까지 있다.

 

 

 

 

Q5) 사무실 안에도 수많은 암모나이트 화석이 전시되어 있다.

 

이것은 내 수집품의 5% 정도다. 암모나이트가 총 400여 종이 있는데 그중 95% 정도를 모았다. 손톱만한 크기부터 1m가 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이 모든 암모나이트 화석을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다. 특징은 어떻고, 어디서 구입했는지. 하나만 없어져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Q6) 단순히 모으는 것이 아니라, 암모나이트에 대한 지식 역시 해박한 것 같다. 암모나이트 수집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수집을 하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첫눈에 반할 것. 그 다음에는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 알수록 궁금증은 더 커져야 하고, 한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공부하는 것은 수집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이것은 연애나 일도 마찬가지다. 첫눈에 반한 사람, 첫눈에 반한 분야를 만나면 만날수록, 알면 알수록,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새로운 도전이 나타나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공부하게 된다. 나에게는 암모나이트가 그렇다. 암모나이트와 연애하는 것이기도 하고, 암모나이트를 통해 인생을 배우기도 한다.

 

 

 

Q7) 어떤 식으로 인생을 배우나?

 

예를 들어 이 암모나이트는 껍데기에 매우 복잡한 곡선이 있다. 이것은 심해에 살았던 암모나이트라는 뜻이다. 심해는 물의 앞력이 높아서 껍데기가 튼튼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먹이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심해에는 먹이가 없다. 그래서 이 암모나이트는 먹이를 적게 섭취하는 대신 껍데기를 만들 때 곡선을 많이 넣어서 견고하게 만든것이다. 이런 암모나이트에서는 건축학적 정보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몇천만 년 전의 생물들을 공부하다 보면 기껏해야 100년 정도 사는 인생의 생이 너무 미미하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욕심 버리고 살아야지 생각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 화석욕심은 자꾸만 생기더라.(웃음)

 

 

Q8) 이 수많은 암모나이트 화석들을 나중에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내가 화석을 모은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에게서 이걸로 뭔가 사업을 해보자는 연락이 많이 온다. 하지만 내가 이걸로 돈을 벌려고 한다거나 다른 식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수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화석들은 모두 기증할 예정이다. 지금 건립중인 한국자연사박물관 같은 곳이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박물관에서 도슨트를 하며 사람들에게 화석에 대해 알려줄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 LEON 8월호 p.62~p.63 인터뷰 내용입니다. ]